[단편] 벌레 이야기-이청준 (영화_밀양)
벌레 이야기 (1985, 여름)
벌레 이야기는 *주영형 유괴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청준의 단편 소설입니다. 또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이 만들어졌습니다.
*주영형 유괴 살인 사건
1980년 11월 13일 당시 서울 특별시 마포구 강서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1학년생(당시 13세) 이윤상이 유괴되어 다음 날 사망한 사건입니다. 범인은 피해자가 재학중인 학교의 체육교사 주영형입니다. 이윤상은 주영형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 후 실종된 것이며 범인은 도박 빚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주영형은 돈을 뜯어내기 위해 피해자가 살해된 뒤에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미리 녹음을 했습니다. 공범 여성 두명은 불륜 관계에 있던 여고생으로 밝혀졌습니다.
줄거리
그런데 아내는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아내의 마지막 비극을 불렀다. 다름 아니라 아내는 당돌스럽게도 자기 용서의 증거를 원했다. 더욱이 그것을 지금까지의 원망과 복수심의 표적이던 범인을 상대로 구하려 한 것이었다.
지난 해 5월 초, 국민 학생 4학년인 알암이가 실종되었습니다. 알암이를 찾은 것은 그 후로 두달도 지난 7월 22일입니다. 다니던 주산 학원 근처 건물 지하실 바닥에서 부패한 시체로 발견된 것입니다. 아이는 유괴되어 피살 당한 것으로 밝혀졌고 범인은 주산 학원 원장 김도섭으로 밝혀집니다. 아이의 엄마이자 내 아내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살게 됩니다.
김주섭은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그가 감옥에 있는 한 아내가 직접 복수할 기회도 없어진 것입니다. 이웃인 김 집사 아주머니는 그런 아내에게 끈질기게 신앙을 권유합니다. 다행히도 아내는 점차 범인에 대한 분노와 저주가 덜해지면서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김집사는 차츰 범인에 대한 용서도 언급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아내는 참된 신앙심과 범인을 용서하는 마음까지 가지게 됩니다.
어느 날, 아내는 범인에게 찾아가 직접 자신의 용서를 확인시켜 주어야 마음이 편하겠다고 내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 집사와 함께 교도소의 면회에 다녀온 후 아내는 앓아눕습니다.
아내는 범인 또한 이미 자신의 모든 죄과를 참회하고 주님을 영접하여 주님의 뜻을 따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이미 주님의 용서를 받았으며, 그 평온해진 모습을 본 아내가 충격을 받고 절망하며 돌아온 것입니다. 김 집사는 아내가 그를 끝내 용서하지 못한 것은 신앙심이 부족해서라고 단정했습니다.
김도섭의 교수형이 집행된 날, 아내는 그가 하느님의 곁으로 평온하게 떠나갔음을 알게 되었고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자살했습니다.
+덧
기독교인에게는 충격이 더욱 클 내용입니다. 단편적으로는 안티 기독교 내용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소설가 이청준도 생전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고 합니다. 김 집사는 신앙심으로 가장한 위선자이며 기독교인들에게도 비난받을 사이코패스같은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