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어도 좋은 경험(1990/ 2021)- 김기영, 윤여정, 이탐미/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
An Experience to Die For, 1990

김기영 감독의 미개봉 유작입니다. 고인이 급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시기 직전 제작중이던 영화는 x녀 시리즈이고 제목이 ’ 악녀‘라고 어디서 주워 들었는데 그게 얼추 맞나 봅니다. 부제가 “천사여 악녀가 돼라”입니다.


김기영 감독이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이 영화를 마지막 작품으로 선언한 것은 아니겠지요. 후세 사람들이 미완성작을 조립해(?) 완성시켜서 그런지 완성도도 별로고, 장면이 이어질 때 어색함도 있고 화질 빼고는 아쉬움이 큰 작품이었습니다. 몽가 포스터와 부풀려진 예고편에 낚인 느낌이 있습니다.

김기영-윤여정= 0

김기영 파슨이

👉포스팅: 화녀(1971)-김기영, 윤여정, 남궁원
👉포스팅: 충녀(1972)-김기영, 윤여정, 남궁원

감독/ 출연진

 

• 감독: 김기영
• 윤여정: 최여정
• 이탐미: 이명자
• 현길수: 정동식
• 김병학: 김원석
• 조주미 : 조길녀
• 남성국: 안드레 박
• 임성국: 젊은 청년

줄거리

저시대 한국 사람들은
왜 저렇게까지 쉽게 화를 내고
아무나 때리고  죽이지?

80년대 말 대한민국은 무법지대였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의문입니다. 좀 부럽기도 하고...

명자는 자식을 못 낳아 대를 못 잇는다며 이혼당한 여자입니다. 시부모가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억지로 이혼 도장을 찍었습니다. 불임이 누구 탓인지 알아보지도 않고서 두들겨 맞고 내연녀에게도 모욕을 당했습니다.

앗쉬..

여정은 남편 동식의 실수로 아들을 잃었습니다. 아이를 태운 채 자동차 사고를 낸 것입니다. 그녀는 남편을 증오합니다. 남편은 이혼해주지 않습니다.

명자의 남편은 사실 외도 중이었습니다. 아이가 생기지 않던 이유도 그에게 있습니다. (몰래 정관수술함) 명자는 억울하게 이혼당한 것입니다. 여정은 이 모든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두 여자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용서할 수 없는 서로의 남편들을 죽이기로 합니다.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고 겁먹으면 사지가 굳는 명자는 악녀가 돼야 합니다.

이상할 정도로 임신에 집착하는 여자들

김기영 감독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어린애를 낳고 싶다고 합니다.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닙니다. 명자는 술 먹다 만난 남자도 단지 아이를 낳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지 거리낌이 없습니다. 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정나미 떨어진 남편 빼고 화가, 몸파는 남자도 자유롭게 만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일단 임신을 원하는 여성 캐릭터가 영화마다 등장하니 기괴하죠.







살인 계획이 치밀하니 어쩌고 해도 30여 년이 지난 지금 보면 매우 허술합니다. 목소리 크고 선빵 날리면 됩니다.

갑자기 봉변당함 ㅠㅠ

여권도 굉장히 낮고 인물의 입모양도 따로 놀고 스토리도 엉성하고 동물도 함부로 희생시킵니다. 그래도 뭐 옛날 영화니께.. 그런 건 차치하고 일단 난 김기영 영화 좋아하니께.. 그런가 보다..!

그 시절 한국에도
여성 서사의
누아르 서스펜스 범죄물이 있었다.

= 그 시절








개인적으로 가슴 아팠던 것은 여정과 동식 사이의 어린 자녀가 5년 전 사고사했고, 그로 인해 부부는 남보다도 못한 증오하는 관계가 되었음에도 집 안에는 차마 정리 못한 아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것입니다. 집에서 맨날 술 마시고 서로 비난하고 딴짓 하느라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분 (배우: 유형관, 형사 역) 나와서 왠지 ..좋았습니다. ㅋㅋ
=젊을 때







옛날 영화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김기영 김독의 중산층 집 내부 인테리어를 좋아하신다면 시각적인 만족감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상영정보

 

• 개봉: 2021.07.15
•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복수
•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 러닝 타임: 100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