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 자매
Three Sisters
이승원 감독의 영화 ‘세자매’ 입니다. 줄거리에 대한 아무 사전 지식 없이 sns에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 하나에 꽂혀가지고 제목만 알아내서 봤어요.
“왜 새엄마를 휴대폰 연락처에 ‘또라이’라고 저장했냐?”며 아빠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때리자 새엄마가 후다닥 달려 나와서 “니가 뭔데 애를 때려!!” 라면서 남편을 뒤지게.. 패고 욕을 하는...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상황이 과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수긍하게 됩니다.
인물 소개
미연
주인공이며 세자매 중에서는 둘째입니다. 돈 많은 남편과 결혼해서 성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상적이고 완벽한 가정을 꾸며 놓고 스스로를 가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남편 동욱이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나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합니다. 그녀는 성가대 지휘자이며 종교에 광적으로 집착합니다. 남편과 바람난 상대인 효정도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미연은 남들 모르게 분노와 폭력성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바람난 상대의 얼굴을 다른 사람들은 모르게 짓밟아 버립니다.
희숙
첫째입니다. 배다른 자매이며 소심하고 유순합니다. 볼 때마다 늘 폭언을 하는 남편과는 별거 중이며 엇나가는 딸 보미에게는 화 한번 낸적 없이 늘 쩔쩔맵니다. 보미가 짝사랑하는 뮤지션을 찾아가 무릎꿇고 빌기도 합니다.
화사한 꽃을 파는 꽃집을 운영하지만 꽃집을 비추는 조명과 희숙은 어딘가 어둡습니다. 그녀는 항상 웃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 모르게 자해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어린 시절 받은 트라우마로 희숙은 암에 걸렸습니다. 집을 나가려는 딸에게 자신이 암에 걸린것을 고백하며 붙잡습니다.
(보미 역을 하신 분이 박화영=배우 김가희님입니다.)
미옥
셋째 미옥은 거칠고 직설적인 성격의 극작가입니다. 슬럼프가 와서 매일 술을 마시고 미연에게 전화해 주정을 부립니다. 애 딸린 남자와 재혼했고 그 의붓 아들 성운과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미옥은 엄마 노릇을 잘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춘기 중학생인 아들은 미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들은 미옥이 남편의 돈을 보고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남편 상준도 미옥을 사랑합니다. 그녀가 주정을 부리거나 때려도 가만히 맞고만 있는 순하고 착한 사람입니다.
줄거리
영화는 어두운 가족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요 인물인 세자매의 성격은 다들 어딘가 과장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각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정폭력 피해자입니다. 어른이 되었어도 유년기의 상처는 삶에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전처가 낳은 희숙과 아들 진섭만 때렸습니다. 맞지 않았지만 아이의 몸으로 폭력을 지켜보거나 도망쳐야만 하는 미연과 미옥은 정신적 학대를 받았습니다.
맨발로 언니랑 도망쳐서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날, 아버지를 신고하려 한다며 되려 혼이 났습니다. 언니와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미옥은 그날의 기억을 온전히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자꾸 생각난다며 미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곤 합니다. 미연은 그런 미옥에게 대충 대답해줍니다.
영화가 끝날때 쯤, 세 자매는 아버지의 생일을 맞이해 함께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막내 남동생 진섭이 고향집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사람들을 초대해 다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 나타나 아버지에게 욕을 하며 소변을 갈기는 비상식적이고 괴이한 행동을 해버립니다.
누나들은 진섭이 아파서 그랬다며 상황을 수습하려 합니다. 사실 진섭은 아버지의 학대로 정신이 온전하게 자라지 못해 병에 걸렸습니다. 아버지는 자리에 참석한 목사님에게 미안해하며 사과합니다. 그 모습을 본 미연은 아버지에게 목사님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사과하라며 폭발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너희 아버지 요새 안 그런다.”는 말로 상황을 덮으려고만 합니다. 희숙의 딸 가희는 ’엄마가 암에 걸렸다. 어른들은 왜 사과를 못하냐‘는 말을 하며 할아버지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미연이 큰돈을 들여 빌린 생일 파티 장소는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가해자는) 끝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 피가 날 때까지 자해했습니다.
생일 파티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이후 누나들은 진섭을 병원에 입원시켜 줍니다. 그리고 자매끼리 바닷가에 놀러 갑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습니다. 영화도 끝이 납니다.
마치며
‘내 부모님이 하시는 싫은 행동을 커보니 나도 똑같이 하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부모님이 너무 미웠는데 어른이 되어보니 나도 똑같이 술로만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던지.. 하는것 말입니다.
세 자매의 인생을 어그러뜨린 아버지의 폭력성도 그녀들의 성격 곳곳에 발현되고 있었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고 과하다 싶었던 인물들의 설정도 가정 폭력의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진정한 사과를 외면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른이 된 자식이 아니라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아버지를 처벌하거나 용서하는 결말은 없었습니다. 암에 걸린 희숙이 깨끗하게 완치하는 결말도 아닙니다. 대신에 자매들은 이제 앞으로 같이 사진을 자주 찍자는 약속을 합니다. 좋은 기억들로 상처를 치유할 것을 약속합니다. 극적인 엔딩은 아니었으나 담담하고 좋았습니다.
인물 정보
- 감독: 이승원
- 각본: 이승원
- 미연: 문소리
- 희숙: 김선영
- 미옥: 장윤주
- 보미: 김가희
- 동욱: 조한철
- 상준: 현봉식
- 효정: 임혜영
- 진섭: 김성민
수상내역
2021
-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 각본상(이승원), 여우조연상(김선영)
-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 연기상(문소리)
-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 여자연기자상(김선영)
- 청룡영화상
- 여우주연상(문소리), 여우조연상(김선영)
- 황금촬영상
- 심사위원특별상(장윤주)
-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 여우주연상(문소리), 여우조연상(김선영), 영평 10선
-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
- 장편영화상(이승원)
- 부일영화상
- 여우조연상(김선영)
- 백상예술대상
- 영화 여자조연상(김선영)
-수상 경력 출처: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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