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호, 나의 아들
a Sun, 陽光普照(양광보조)
중화권 영화는 엉성하다는 편견을 깬 영화였습니다. 엄청난 명작까지는 아니지만 개연성을 잘 연결한 웰메이드 가족 영화입니다. 늙고 힘없는 아버지 역으로 출연한 후줄근한 어르신(진이문)이 얼마전 본 영화에서는 문신 휘감은 극악무도한 조폭출신 사이비 교주로 나온 걸 알고 배우는 배우다잉..했답니다. 연기 구멍 없고 오바스럽지도 않아서 좋았습니다.
줄거리
아버지 천아원(진이문)은 나이 든 운전강사입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둘 있는데 참견하기 좋아하는 수강생들이 가족관계를 물어보면 자신은 결혼했고 아들은 한명이라고 대답합니다. 그가 말하는 아들은 큰아들 아하오(허광한)입니다. 착하고, 잘생겼으며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학원에는 그를 좋아하는 여자애도 있습니다:
영화 제목에 등장하는 아허(제목: 아호,배우: 무건화 ),는 둘째인데, 아빠는 아허를 아들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속만 썩이던 사고뭉치 아허는 친구 무와 함께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오뎅을 급습해 마체테(정글칼)로 손을 잘라 소년원에 들어갔습니다. 피해자 오뎅의 아버지는 아허의 아빠 아원을 찾아와 보상금을 요구하지만 내놓은 자식을 위해 마련해 줄 돈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내에게 아허를 '당신 아들' 이라고 말하며 모른체 합니다.
이 와중에 아허의 여자친구 샤오위는 임신해 아허의 부모님이 사는 집으로 찾아옵니다. 아들 여친 중학생인데 얘는 부모님도 없고, 애가 애를 낳겠답니다;; 아이고..
아허는 어릴 때부터 사고만 치는 자신에게 잘 해주는 형을 미워합니다. 면회를 와도 반갑지 않습니다. 형만 부모님의 온 기대를 받고 있으며 , 잘생기고 착하고 똑똑한 형만이 영화의 영제목인 Sun(태양) 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한 아하오의 속은 아무도 모르게 곪아가고 있었습니다.
집안의 태양만을 위해, 부모님은 몸이 부서져라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운전 강사, 엄마는 유흥업소의 미용실에서 일하며 없는 살림에도 학업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해 주셨습니다. 아하오도 이에 보답하듯 겉으로는 평탄하고 모범적인 코스대로 살고 있죠.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또 문제아 동생처럼 살지 않기 위해 장남이 감당할 압박은 엄청났습니다.
어느 날 아하오가 예고도 없이 주변 정리후 돌연 자살합니다.
내색은 커녕 아무 전조 없던 일이기에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아무 일 없다가 뜬금없이 자살한 장면이 관객 입장에서는 개연성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실제로 많은 우울증 환자는 외부에 티내지 않고 일상 생활을 이어갑니다. 여느 날과 같이 하교나 퇴근 잘 하고 들어와 집안일 하고, 인터넷 쇼핑으로 택배 주문하더니 갑자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수감중 샤오위와 결혼한 아허는 출소 후 투잡으로 가정에 충실하려 합니다.
샤오위도 아허의 어머니에게 미용 기술을 배워 함께 일하고, 아버지도 운전학원 강사 일을 이어갑니다.
아하오가 없어도 가족은 붕괴되지 않고 인생은 이어집니다.
어느 날, 아허와 함께 범죄를 저지른 무가 출소해 나타났습니다. 무는 아허가 자신을 배신하고 죄를 덮어씌웠다고 생각해 아직도 아허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무에게 휘둘리는 아들의 낌새를 눈치채고 걱정이 된 아원은 무를 찾아가 돈을 건냅니다. 그리고 아허를 건드리지 말아달라며 부탁합니다. 내놓은 아들로 여겼지만 이제 자식이라고는 아허 하나입니다.
무는 아허의 아버지에게 말로만 아허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자살한 큰아들을 조롱하는 듯한 제스쳐를 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허를 압박합니다.
어느 날입니다.
그날 밤도 아원은 며칠째 출근하지 않고 아들을 몰래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직장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근무 중에 갑자기 고객의 고급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아허와 무를 미행합니다.
범죄를 저지르러 가는 느낌인데요. 무 이 싸가지 없는 쉑이는 친구 아빠가 돈까지 주면서 직접 부탁을 했는데도 자꾸 아허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군요.
아원은 무가 혼자 남을 때를 기다립니다.
아허에게 위험한 심부름을 시킨 후, 자기는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차로 치어버립니다. 안 죽으니까 돌로 쳐서 살해합니다. (이게..부성애입니까?-..-)
워낙 적이 많던 무가 살해당한 것은 별로 이상한 일도 아니었으니 아허는 이후 자연스럽게 자유의 모미 되었습니다. 오히려 무가 시켰던 일에 대한 보상금도 받고 바닥까지 떨어진 인생이 전화위복이 되어 새 출발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 큰아들에게 전적으로 기대하고 매달렸으나 정작 아들 우울증 걸린 것도 몰랐으면서.. 그게 올바른 자식 사랑일까요? 애정과 지원없이 개천용 바라는 나쁜부모님은 절대 아닙니다만..
또 전과 달고 처자식 생기고서야 정신 차리고 희망도 생긴 둘째도 참,, 얘는 애초에 인생 난이도 지가 올린거라 불쌍하진 않아요.-_-
온갖 사고는 다 치고 다니다가 가정 이루고 마음잡은 그 아들내미 뒤치닥거리 해주는 부모님도 참 기구합니다.. (with 황혼육아)
자식 취급도 안하던 아들과 시간이 흘러 이제는 서로 이해하며 의지하며 살게 되기도 하듯이 인생이 빛과 그늘. 극과 극처럼 이분법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독, 출연
- 감독: 청몽홍(중멍홍)
- 아빠: 진이문(첸이원)
- 엄마: 가숙정(커수친)
- 아허: 무건화(우젠허)
- 무: 유관정(류관팅)
- 아허이: 허광한(쉬광한)
- 궈샤오전: 웬전링
- 샤오이: 윤형(인신)
기본정보
장르: 드라마
국가: 대만 영화, 중국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5분
수상내역
2020: 14회 아시아 필름 어워즈(여우조연상)
2019; 56회 금마장(장편영화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관객상)
2019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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