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녀
Woman on fire 1971
'화녀'는 한국의 로맨스 영화이자 스릴러 영화이며 배우 윤여정 님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감독이 1960년에 개봉한 본인의 영화 '하녀'를 리메이크해서 만들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필름은 프랑스어 자막본이 유일한데, 이것은 국제영화제 출품용으로 제작된 것이며 원본 필름은 유실되었습니다. 하지만 배우 윤여정 님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vod로 자막이 없는 클린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저는 자막이 있는 채로 배포된 영화를 봤습니다. 뭐 별로 거슬리는 점은 없었답니다.
아날로그 필름이라 선명하진 않지만 레트로한 색감이 특히 좋았습니다. 화질과 내용은 다르지만 분위기만 놓고 볼 때 스릴러 영화 ‘서스페리아 1977’가 생각납니다.
그보다도 너무 옛날 영화라 지금과는 관념과 전반적인 사회상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보기에는 좀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당시 젊은 여자가 상경하여 고향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한계,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식으로 참고 사는 부인, 살해 방법으로 쥐약을 사용한 것 등이 그렇습니다. 쥐 잡기 운동이 존재하던 70년대의 극약 하면 쥐약이 대표적이었으니까요. 요즘 영화엔 ‘쥐약 주세요.’ 하면 ‘쥐가 어디 아픈가요?’ 하는 웃음 유도용 장면도 있죠. 웃기지도 않습니다.
출연진
- 감독: 김기영
- 명자: 윤여정
- 동식: 남궁원
- 정숙: 전계현
- 조 형사: 최무룡
- 혜옥: 오영아
줄거리
명자는 친구와 함께 상경합니다. 친구는 서울의 한 술집에서 일하게 되었고 명자는 부잣집 식모로 들어갑니다. 안주인 정숙은 양계장을 운영하고 남편 동식은 작곡가입니다. 고용주의 집이 당시 계란을 마음껏 먹는 부잣집 설정인데도 명자는 급여를 받지 않고 대신 좋은 곳으로 시집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일합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지만 옛날엔 그럴 수도 있었나 봅니다.
얼굴 반반한 남자다운 외모의 동식은 항시 여자를 조심하고 가정을 지키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수려한 외모를 따르는 여자가 많고 예술가뽕도 어느 정도 차있습니다. (이놈의 인기란...)
동식이는 늘 여자 조심하면서 조신하게 살려고 했는데 그만 술에 취해서 명자를 겁탈하고 맙니다. 식모살이 하면서 월급도 안 받고 시집만 잘 보내준다는 약속만 믿고 일하는 걸 보면 이 시대의 처녀성도 상당히 중요했을 텐데 말이죠.. 게다가 명자는 임신까지 해버렸습니다. 명자는 판단력을 잃고 동식에게 집착하며 정신도 이상해집니다. 본처 정숙은 명자의 이상 행동에 위험을 감지하고 뱃속의 아이를 강제로 유산시킵니다. 아이를 잃자 명자도 쥐약으로 정숙의 가족을 몰살시키켜 복수하려고 합니다.
이상한 가부장제
명자는 과거를 숨긴 채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자를 해치고 도망치듯 상경한 것입니다. 남자라면 치떨리게 싫을만한데도 시집보내주는 조건에 무급으로 일을 했죠. 그만큼 결혼을 원하는 순진한 소녀였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던 동식에게 갑자기 집착한 이유도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 시대의 정조 관념 때문입니다.(책임져) 옛날 영화라 직접적인 장면은 없지만 주요신은 벼락이 치고 베어 먹힌 사과(ㅋ) 등 파괴적인 장면으로 동침신을 묘사합니다.
정숙은 큰 양계장을 운영하며 실질적인 가정의 수입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내내 무능한 남편을 덮어주고 가정을 지키려 합니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명자가 살해해도, 동식이 사람을 죽여도 (남편이 죽인 것으로 오해한 것입니다.) 그의 외도가 알려질까 봐 경찰에 신고하지 않습니다.
동식은 허우대 멀쩡하고 훤칠하며 잘생겼으나 나약하여 겉만 멀쩡한 남자입니다. 체면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나중에는 불륜으로 명예가 실추되지 않게 정숙에게 자신의 살해를 위장해 달라고까지 유언을 남깁니다.
뭔가 석연치 않은 사망 사건에 이상함을 느낀 형사들이 사건을 추적하는 것을 첫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상영 정보
- 개봉: 1971.04.01
- 재개봉: 2021.05.01
- 장르: 스릴러/로맨스/멜로
-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 러닝타임: 98분 , 100분(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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